비트코인이 국내 거래소에서 사상 처음으로 1억 7,800만원이라는 엄청난 가격을 넘어섰다. 뉴스를 보면 연일 최고가를 경신한다는 소식이 들려오며 시장의 관심이 뜨겁다. 마치 멈추지 않는 기관차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이렇게 가격이 계속 오르는 현상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내가 본 최근 비트코인 가격 상승의 배경과 앞으로 생각해 볼 점들을 최대한 쉽게 정리해 보았다.
* 비트코인, 지금 어떤 상황인가?
최근 비트코인 가격은 무서운 기세로 오르고 있다. 단순히 ‘많이 올랐다’는 말로는 부족할 정도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연일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는 지금의 상황을 몇 가지 기준을 통해 객관적으로 살펴보았다. 가격표의 숫자 뒤에 숨은 의미를 알면 시장을 이해하는 데 조금 더 도움이 될 것이다.

국내외 시세 차이, ‘김치 프리미엄’
현재 국내 비트코인 가격은 해외보다 다소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를 ‘김치 프리미엄’이라고 부른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최근 자료에 따르면 이 프리미엄은 약 5~10% 수준을 오간다. 해외에서 1억 6천만원이라면, 국내에서는 1억 7천만원 이상에 거래되는 식이다. 이런 현상은 국내의 높은 투자 수요에 비해 공급이 제한적이고, 외환 거래 규제로 인해 자유로운 자금 이동이 어렵기 때문에 발생한다고 한다. 이 프리미엄은 시장의 과열 정도를 보여주는 지표가 되기도 하지만, 반대로 시장이 식으면 가장 먼저 사라질 수 있는 거품이기도 하다.

디지털 금으로 불리는 이유
전통적인 안전 자산인 금 가격 역시 최근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며 주목받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비트코인도 금과 함께 동반 상승하고 있다는 점이다. 비트코인은 총발행량이 2,100만 개로 정해져 있어 금처럼 희소성이 있고, 특정 국가나 정부의 통제에서 자유롭다는 특징이 있다. 이 때문에 인플레이션이나 경제 위기 상황에서 가치를 보존하는 ‘디지털 금’으로서의 역할이 부각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금보다 비트코인을 더 신뢰하는 경향이 나타나면서 이러한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 비트코인 가격은 왜 계속 오를까?
나도 궁금해서 여러 뉴스와 자료를 찾아보았다. 복잡한 경제 용어가 많았지만, 최대한 쉽게 풀어서 몇 가지 핵심적인 이유를 정리해 보았다. 하나의 이유보다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지금의 상승을 만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유동성 확대에 대한 기대감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은행 예금 금리가 낮아지면 사람들은 돈을 은행에 넣어두기보다 더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곳으로 옮기게 된다. 이렇게 시중에 풀리는 돈을 ‘유동성’이라고 부른다. 이 돈이 주식이나 부동산, 그리고 비트코인 같은 투자 자산으로 흘러 들어갈 것이라는 기대감이 가격 상승을 이끄는 가장 큰 원동력 중 하나다. 금리 인하가 실제로 결정되지 않았음에도, 그 기대감만으로 시장이 먼저 움직이고 있는 셈이다.
기관 투자자들의 본격적인 진입
과거 비트코인 시장은 주로 개인이 이끌었다면, 이제는 거대한 자금을 운용하는 기업이나 금융기관들이 본격적으로 진입하고 있다. 결정적인 계기는 올해 초 미국에서 승인된 ‘비트코인 현물 ETF’다. ETF는 ‘비트코인이라는 상품을 담은 바구니’를 주식처럼 쉽게 사고팔 수 있게 만든 것이다. 이로 인해 연기금이나 자산운용사 같은 보수적인 기관들도 합법적이고 안전하게 비트코인에 투자할 길이 열렸다. 이들의 꾸준한 자금 유입이 비트코인 가격을 지속적으로 밀어 올리는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10월은 원래 강세? ‘업토버(Uptober)’
재미있는 통계도 있다. 비트코인은 지난 10년간 유독 10월에 강한 상승세를 보인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Up’과 ‘October’를 합친 ‘업토버(Uptober)’라는 신조어까지 생겼다. 물론 과거의 데이터가 미래 수익률을 보장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하지만 이러한 긍정적인 통계가 투자자들의 심리를 자극하고, ’10월에는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을 형성하여 매수세를 부추기는 측면도 무시할 수 없다. 이는 기술적, 경제적 분석 외에 시장의 심리적인 요인도 중요하게 작용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거시 경제 | 미국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 | 예상 밖의 금리 인상 또는 동결 |
기관 동향 | 현물 ETF 통한 자금 유입 지속 | 기관 투자자들의 차익 실현 매도 |
규제 환경 | 우호적인 규제 및 정책 도입 | 예상치 못한 강력한 규제 발표 |
시장 심리 | ‘업토버’ 등 긍정적 기대감 | 급등에 따른 피로감 및 조정 우려 |
* 투자를 고민한다면 유의할 점
모든 투자에는 당연히 위험이 따른다. 특히 비트코인은 그 위험의 크기가 다른 자산에 비해 훨씬 크다고 할 수 있다. 투자를 생각한다면 화려한 수익률 이면에 있는 어두운 그림자도 반드시 알아두는 것이 좋다. 꼭 기억해야겠다고 생각한 점들을 정리해 보자.

언제든 흔들릴 수 있는 가격
오늘 1억 7,800만원을 넘었다고 해서 내일 2억이 된다는 보장은 없다. 비트코인은 외부 충격에 매우 민감해서, 주요 국가의 규제 발표나 유명 인사의 부정적인 발언 한마디에 단 몇 시간 만에 수십 퍼센트씩 폭락했던 역사가 있다. 이런 극심한 가격 변동성은 큰 수익을 줄 수도 있지만, 반대로 모든 것을 잃게 할 수도 있는 양날의 검이다. ‘가즈아‘를 외치기 전에,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손실의 크기가 어느 정도인지 냉정하게 판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김치 프리미엄의 함정
국내 가격이 해외보다 높다는 것은, 같은 물건을 남들보다 비싸게 사고 있다는 의미일 수 있다. 시장 분위기가 좋고 계속 오를 때는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하락장이 시작되면 이 격차는 순식간에 사라지며 가격 하락을 부추기는 요인이 된다. 최악의 경우 해외 비트코인 가격은 그대로인데, 국내 프리미엄만 사라져서 손실을 보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국내 시세표만 보지 말고, 반드시 해외 시세와 프리미엄 수치를 함께 확인하며 시장의 ‘온도’를 객관적으로 파악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 맺음말
비트코인이 1억 7,800만원을 돌파한 것은 분명 가상자산 시장의 역사적인 사건이다. 유동성 확대 기대감과 기관 투자자의 유입, 긍정적인 시장 심리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극심한 변동성과 위험 요소도 분명히 존재한다. 결국 투자의 책임은 온전히 자기 자신에게 있다. 이 글이 시장을 바라보는 데 있어 작은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